유튜브 토크쇼의 파괴력

장도연의 ‘살롱드립’은 시즌 1에서 그녀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약간은 과장된 콘셉트로 배우 공유, 이동욱(여기서도 등장하는 그는 이만하면 프로 유튜버 맞군요) 등의 톱스타들이 너도나도 자진해서 출연했지만, 기대보다 아쉬운 성적이었는데요. 기존 형식을 버리고 오로지 장도연 개인의 캐릭터를 부각시킨 시즌 2는 현재 순항 중입니다. 매주 브랜드 PPL이 끊이지 않는 ‘피식쇼’는 방탄소년단의 RM이 팬임을 자처하며 출연한 후 더 탄력을 받았죠.

롱런할 수 있는 유튜브 콘텐트

이처럼 연예인이 진행하는 유튜브 토크쇼는 채널 주인장의 검증된 진행력, 진행자와 게스트의 사적인 친분,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구성이 어우러져 지상파 TV 프로그램에서 쉽게 듣지 못한 이야기가 술술 쏟아져 나오며 연일 화제가 됩니다. 스타 커플로 유명했던 모델 이소라와 개그맨 신동엽의 역사적인 재회도 이소라의 유튜브 채널 ‘슈퍼마켙 소라’의 첫 콘텐트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TV나 OTT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던 막강한 콘텐트였고, 새로 론칭한 채널을 알리는 데 톡톡히 기여했죠.

같은 업계의 사람들이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니 빠르게 공감대가 형성되고 쉽게 속내를 털어놓아요. 카메라도 많으면 3대, 조명도 없이 1대만 놓고 조촐하게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스타들의 인간적인 면모가 더 잘 드러납니다. 채널 주인장과 게스트가 초면이어도 서로 만나고 싶었다, 궁금했다는 말이 괜한 인사치레로 들리지 않는 이유입니다. 장르를 넘어서 각자의 고민을 털어놓고, 연예인이 연예인에게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는 장면도 자주 나오고요. 또한 홍보를 위해 나오거나, 유료 콘텐트로 광고를 위해 출연해도 출연자 스스로 그 점을 가장 빨리 해치워야 할 숙제처럼 대하며(PPL에 엄격한 지상파 방송보다 가볍게 넘어가는 장점이 있죠) 본격 수다를 떠는 모습에 구독자는 한 번 더 웃게 되죠.

ⓒ 슈퍼마켙 소라 유튜브

라디오처럼 일상을 함께하다 

구독자들이 토크쇼 채널을 백색소음의 한 종류로 소비하기에 이 콘텐트가 앞으로 더 롱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치 라디오를 틀어놓듯 유튜브의 토크 프로그램을 틀어놓고 집안일을 하고 식사를 하며 일상을 채우는 거죠. 배우 이상이가 매일 집에서 ‘핑계고’를 틀어놓는다며 찐팬임을 인증했고(발 빠른 제작진은 이를 바로 스핀오프 콘텐트로 기획했습니다), 실제로 이런 영상에는 비슷한 댓글을 다는 이들이 많습니다. 마음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아 보고 또 본다는 반응이죠.

현재 지상파 TV에서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정도만 정통 토크쇼로 남아 있고, 세대를 아우르며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은 많지 않습니다. 대중은 늘 화제성 있는 스타의 이야기를 궁금해하고, 유튜브 토크쇼는 전통적인 방식을 가져오되 플랫폼에 맞는 콘셉트로 제대로 이목을 끌었어요.

최근 유튜브에선 이용자들이 쇼츠 위주로만 소비한다는 인식이 강했는데요, 2시간이 넘는 콘텐트도 재미만 있다면 흥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토크쇼로 증명했습니다. 매력적인 인물의 이야기는 여전히 훌륭한 소재라는 걸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죠. 이번 주말에도 저는 밀린 ‘피식쇼’와 ‘요정재형’을 보고, ‘핑계고’와 함께 시간을 보낼 것 같아요(‘핑계고’는 설날 특집으로 또 ‘그들’이 출연한다고 하죠🤭). 눈앞에서 친구들이 떠들고 있는 듯한 그 장면을 마음 편히 즐기려고요.

님, 부담 없는 수다가 그리운 당신이라면 유튜브 토크쇼의 즐거움을 함께 느껴보면 어떨까요? 재미있게 실컷 수다 떨고 웃어젖히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경험, 우리는 잘 알고 있으니까요.

김주혜 에디터

일단 여유로운 태도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처음 만난 이들을 대할 때면 무슨 말이라도 먼저 해야 할 것 같아서 조급해지고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은데요. 오히려 '침묵'을 이용하는 편이죠. 말하는 속도 역시 천천히 얘기하면 상대방은 제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입니다. 그렇게 침착한 분위기를 유지한 채 대화를 이어가면 페이스를 잃지 않고 센스 있는 대화를 유도하기 쉽죠. 누군가와 대화를 시작할 땐 한 템포 쉬어가기!💝 잊지 마세요.

전혜진 피처 에디터

아주 사소한 칭찬이나 질문을 먼저 건네려 합니다. 인터뷰의 특성상 상대의 전 생애와 세계관을 훑는 거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최대한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가려고 해요. “식사하셨어요?”라는 의례적인 인사보다는 오늘 무슨 음악을 들으며 왔는지, 점심은 어떤 메뉴를 먹었는지, 커피는 왜 아메리카노 말고 라테를 마시는지 혹은 오늘 입고 온 티셔츠가 정말 예쁘다든지... 일로 만난 사이라도 상대와 저 모두 작은 관심과 칭찬에 기분 좋은,😍 그저 ‘사람’이니까요.

천일홍 피처 에디터

인터뷰라는 분명한 목적이 인터뷰이와 인터뷰어 사이에 존재하지만, 결국 이 또한 사람과 사람의 대화이기에 대단한 무언가를 하기보단,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을 준비가 되었다는 걸 상대에게 보여주는 것이 저만의 방법입니다. 이를테면 인터뷰이의 사전 정보나 근황, 취향까지 충분히 공부하고 나가는 것,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답할 수 있도록 더도 덜도 없이 적당한 호응으로 이야기를 듣는 것. 기본적이지만, 이런 태도가 질문의 ‘결’도 한결 섬세하게 만들어준다고 믿습니다.🙌

오늘의 흐르르는 어떠셨나요? 궁금증과 요청 사항이 있으면 아래의 흐르르 우체통에 여러분의 소중한 손편지를 넣어주세요. 흐르르 우체통에 손편지를 넣어주시는 분들에게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을 선물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