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이미 누군가에겐 일상 시작은 이랬습니다. 지난해 12월, 사내 콘퍼런스에서 ‘앞으로의
메타버스, 어떻게 진화할까?’라는 강연을 들었습니다. 초빙되신 유니티(Unity)코리아의 김범준 본부장님은 메타버스에 대한 개념, 우리의
삶과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1시간 반 넘는 강의 시간 동안 제 노트는 이런 단어들로
채워졌습니다. ‘페이스북이 ‘메타’가 되면서 세운 첫 번째 목표? 10억 명의
VR 인구를 만드는 것.’ ‘메타버스는 웹2.0과 비디오게임의 만남에서 시작됨’ ‘몰입의 공간, 공감의 공간’ ‘정보의 감각화, 맥락의
중요성’ ‘편리하다고 여겼던 것에 대한 불편함을 인식하는 것∙∙∙.’
하지만 강의에서 제대로 꽂힌 순간은, 유학 간
아들과 함께 주말에 한적한 호수(물론 VR상에서의!)에서 만나 같이 낚시하는 시간이라면서 그 영상을 잠시 보여주던 때였습니다. 제
눈과 뇌에 곧바로 스파크가 일었습니다. VR 헤드셋으로 경험한
신세계 그날 퇴근 후 고등학생 아들과 함께 (아들이 이미 몇 해 전부터 생일 선물 위시리스트로 VR 헤드셋 노래를 불렀지만 선뜻 사주지 않았던) 바로 VR 헤드셋을 주문했습니다. 제가 구매한 모델은 오큘러스 퀘스트2로 작년에 국내에서도 한때 솔드아웃되었던 인기 제품이라
합니다. 저는 이전까지만 해도 VR헤드셋은 시각화만 해주고 기본적인 컴퓨터나 모바일폰이 연동되어야만 작동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VR 헤드셋은 이미 그 자체가 컴퓨터가 되어 있었습니다.
자, 그다음은
상상하시는 대로입니다. 저는 주말이든 퇴근 후든, 이 물건이
눈앞에 펼쳐주는 갖가지 세상 속에서 놀라고 매혹되고 두려워하고, 또 가끔은 희망적이기도 하는 등 온갖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졌습니다.
일단 당장 강의 때 본 VR낚시(Real VR Fishing)부터 들어갔습니다. 외국의 이름 모를 강가 앞에 떨어지려나 했더니, 웬걸 장소는 롯데월드타워가 건너편으로 보이는 한강의 밤 낚시꾼이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게임은 소프트뱅크의 투자금도 받은 한국
회사, 미라지소프트에서 제작했다고 합니다.) 고기를 많이
잡고 경험을 쌓아 레벨을 깨면 다음 낚시터로 이동합니다. 처음엔 발을 담그면 훤히 비치는 강물이 차갑게
닿을 것 같은 느낌에 너무 놀랐습니다. 저는 비 내리는 태안반도와
고요한 동강의 밤낚시가 정말 좋았습니다. 또
물고기가 미끼를 물었을 때 손을 톡톡 건드리는 손맛도, 뱀상어나 메기를 잡을 때 10분도 넘게 낚싯줄을 풀었다 놨다 하며 사투(?)를 벌이는 물고기와의
밀당도 무척 경이로운 경험이었습니다. 한반도의 마지막 낚시터, 20번째
울릉도 앞바다를 경험하고 나면 저는 아마도 아메리카 대륙의 어느 강이나 호수로 낚시를 하러 떠나게 될 것 같습니다. VR 헤드셋을 직접 써본 남편의 반응은 ‘정말 잘 샀다!’였습니다. 남편은 낚시보다는 탁구에 빠졌습니다. 아들은 모바일만 들여다보느라 거북목이 되었는데 헤드셋 게임을 하면서 2시간도 넘게 서서 움직이니 운동 효과까지 그만입니다. 복싱과 골프, 클라이밍 등 아직 해보지 않은 스포츠 게임도 많습니다. 미래는 이미 누군가에겐 일상일 수 있다 구글은 몇 해 전부터 360 VR Spotlight라는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해놓고 있습니다. 그중 짧지만 영화 같은 영상 ‘Help’는, 앞으로 전 세계 콘텐츠를 만드는 전문가들과 창작자들의
제작 방식 자체가 얼마나 바뀔지 감히 예상해볼 수 있는 놀라운 콘텐츠입니다. 마치 제가 지미집에 올라탄 같 것 같은, 제 몸이 카메라를 메고 위아래 좌우로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되는 영상입니다. 도대체
이걸로 뭘 어디까지 할 수 있을 것인가에, 그리고 현실과 VR 간의
경계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감까지 느꼈습니다. 또
헤드셋 안의 세계에 빠져서 긴장하고 즐겁고 흥분하다가, 헤드셋을 벗는 순간 자각하게 되는 현실의 초라함(?) 또한 참으로 묘한 체험이었습니다. 이 세상이 비단 엔터테인먼트에 국한된 게 아닐 겁니다. VR 헤드셋을
쓴 채 업무를 훨씬 더 효과적으로 할 수도 있고 의료와 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무궁무진하게 적용이 확대될 거라 합니다. 제가 이렇게 말해도 많은 분이, ‘그래도 저걸 쓰고 뭘 얼마나 오래 할 수 있겠나’ 하실 겁니다. 강의를 진행했던 본부장님은 그래서 강의 말미에 이런 슬라이드를 준비했습니다.
무게가 무려 7.5kg나 되었던, 초창기 노트북
사진을요. 그럼에도 당시 많은 이들이 휴대할 수 있는 놀라운 컴퓨터라고 열심히 들고 다녔다고 합니다.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벽돌보다 더 컸던 초기 카폰이나 휴대폰을 기억하실 겁니다. 사람들의 니즈는 기술을 놀랍도록
빠르게 변화시킵니다. 이 장황한 글의 마무리는 이미 계획이 있습니다. 영화 <매트릭스> 등 SF영화에도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는 SF소설 작가, 윌리엄 깁슨이 2003년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 때 한 말입니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The future is already
here. It’s just unevenly distributed). 제가 VR 헤드셋 구매
후 뼈저리게 느낀 바는 앞문장이 아닌 바로 뒷문장입니다.
미래는 누군가에겐 이미 일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평하게 펼쳐져 있지는 않은 미래이기 때문에 우리도 얼른 알아보고 느껴보고 경험해봐야 합니다.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할지 조금이라도 빨리 방법을 모색할 시간을 벌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저와 아들을 위해 결제한 33만1000원의 카드값이 (#내돈내산, 협찬 아님을 굳이 강조하며😁!)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은 JTBC Plus 럭셔리 & 라이프스타일 부문 대표, 줄리아가 편지
드렸습니다.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러면 텀블러를 더 쓰고 싶어지잖아요 2021년부터 개인별 지정좌석 없이 공유오피스를 부분 도입했던
JTBC PLUS 럭셔리 &
라이프스타일 부문이 최근 일부 층에 스마트오피스를 확대 적용하는
공사를 했는데요. 직원들이 이구동성으로 칭찬한 곳은 바로 이 공간, 개인 컵 수납장입니다. 일회용 컵 아웃, 개인 컵을 쓰자는 실천 의지가 반짝반짝 빛나지 않나요. 📢 손편지 레터를 소개해주세요! 좋은 건 함께 봐야죠😊. 친구나 동료에게 아래 손편지 구독하기 버튼을 클릭해 나오는 URL을 공유해주세요🙋. 손편지는 JTBC Plus 럭셔리&라이프스타일 부문 스튜디오닷이 마케팅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나누기 위해 만든 뉴스레터입니다. 여러분과의 소통에 활짝 열려 있습니다~💓 📌 손편지가 스팸함에서 울고😥 있을지 몰라요. studiodot@joins.com을 주소록에 추가하세요. JTBC Plus 트렌드부문 손편지 대표메일 : studiodot@joins.com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156 JTBC Plus 빌딩 TEL. 02-3017-24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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