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편지] 요즘 제일 잘 나가~

2021. 8. 11.

[손편지] 요즘 제일 잘 나가~

2021년 8월 12일 | 구독하기

"춤이 엄청 매력 있다. 느낌도 좋고. 어느 걸 그룹 멤버야?" 자꾸 시선이 갔습니다. 당연히 새로운 아이돌 중 한 명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아니라니? 신한라이프 광고 속 그녀가 버추얼 인플루언서라는 걸 알고 놀란 분이 저뿐만은 아닌 거 맞죠😜? 이렇게나 감쪽같은 가상 인간을 대하고 보니, AI 기술이 놀라울 정도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음을 새삼 실감합니다. 요즘 메타버스 트렌드에 힘입어 'AI', '아바타'의 관심이 날로 뜨거워지는 분위기입니다. 전문가들은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주목합니다. 소셜 미디어를 넘어서 광고까지 장악한 버추얼 인플루언서, 브랜드 입장에서는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신한라이프의 광고 모델로 화제의 중심이 된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ROZY)

진짜보다 잘나가는 ‘인싸’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는 인간 인플루언서의 특성과 성격을 가진, 가상의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사람을 뜻합니다. 이미 버추얼 인플루언서 중 몇몇은 연예인 부럽지 않은, 잘나가는 ‘인싸’로 브랜드의 프러포즈를 받고 있어요. 최근 화제의 중심이 된, 신한라이프 광고 모델인 로지 (ROZY)는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에서 MZ세대가 선호하는 얼굴형을 모아 AI 기술로 디자인한 가상 인간입니다. 로지는 플라스틱 프리와 업사이클링 패션에 관심 갖고 올림픽 기간에는 안산 선수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내는가 하면 정성스런 댓글에 ‘맞팔’까지, 현실 친구 같은 친근감마저 풍깁니다. 로지는 이번 신한라이프 광고를 찍으면서, 신인 모델급의 출연료를 받았다고 하네요(feat. 로지아빠). 유명 연예인을 캐스팅하려면 출연료 수 억원은 기본인데 그에 비교도 안 되는 조건인 셈입니다. 이번 광고는 폭발적인 화제성을 만들며, 8월 현재 유튜브에서 1,000만 뷰를 돌파했으니 성공했다 할 수 있겠죠? 로지는 한국관광공사의 K-프렌즈로도 선정되었다니 곧 전국 방방곡곡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할 그를 보게 되는 걸까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버추얼 인플루언서로는 미국 스타트업 ‘브러드(Brud)’가 만든 릴 미켈라(Lil Miquela)가 손꼽힙니다. 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19세의 브라질계 미국인으로 설정되었어요. 현실의 셀러브리티와 많은 촬영을 했을 뿐만 아니라 <버즈피드>, <가디언>, <뉴욕 매거진> 같은 유명 언론과 인터뷰하기도 했죠. 8월 현재 300만 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와 26만 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어요. 샤넬, 캘빈 클라인 등 명품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는데 최근엔 팝스타 레이디 가가, 비욘세 등이 소속된 미국 최대 에이전시 CAA(Creative Artists Agency)와 계약하며 최초의 버추얼 인플루언서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되었어요. 릴 미켈라는 광고용 회당 포스팅 단가가 8,500달러(약 976만원)로 한 해 수익만 130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인싸로 맹활약 중인 버추얼 인플루언서. (왼쪽부터)릴 미켈라, 이마, 김래아, 루이 리, 루 도 마갈루.

선망하는 모습 더하기 친근한 소통

일본의 이마(Imma)도 유명합니다. 이마는 일본 스타트업 AWW가 만든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34만이에요. 소셜 미디어 계정에는 그가 전시회를 둘러보거나, 가족이자(또 다른 가상 인간인) 오빠와 연주를 하는 등의 일상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작년에는 이케아모델로 도쿄의 이케아 하라주쿠 매장에서 3일간 먹고 자며 요가와 청소를 하는 등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어요. '매장에서 살아보기'라니, 인간 모델이었다면 실제로 실행하기 쉽지 않았을 거에요. 이 밖에 브라질의 루 도 마갈루(Lu do Magalu)도 인스타그램 팔로워 430만, 틱톡 팔로워 100만으로 인기가 뜨겁습니다.

국내에서도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점점 늘어나는 분위기입니다. LG전자는 '미래에서 온 아이'라는 뜻의 가상 인간 김래아를 만들어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 온라인 컨퍼런스 무대에 세웠습니다. 23세로 싱어송라이터 겸 DJ라는 설정이에요.

유튜브에선 루이 리가 화제입니다. 루이는 자신을 ‘온라인에서만 만날 수 있는 버츄얼 유튜버’라고 소개하며 각종 팝송 커버 영상을 올리거나 일상 속 브이로그를 공유합니다. 최근 라이프 퍼니처 '생활지음'의 모델로 발탁되었고, 전국적인 봉사 활동을 펼치는 한국새생명복지재단의 홍보 대사로도 활약합니다.

파트너로 실제 인물(아이린)과 가상 인물(슈두)을 넘나들며 화보를 촬영하는 로지(사진출처_로지 인스타그램)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완벽한 뮤즈일까?

냉정하게 말하면, 개발자가 만들어낸 픽셀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 버추얼 인플루언서. 하지만 가상이기에 인간과는 다른, 명확한 장점이 존재합니다. 바로 사람에 비해 '리스크'가 적고 관리가 쉽다는 것.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프로포폴 남용, 음주 운전, 학교 폭력 등 사생활 문제에 연루되지 않습니다. 불평하지 않고, 아프지도, 나이를 먹지도 않을 수 있습니다. 요즘 같은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도 시공간의 제약 없이 무엇이든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강점으로 작용합니다. 또 무엇보다 브랜드의 정체성이나 전략적인 메시지를 반영하도록 캐릭터를 부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MZ세대들은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궁금하시죠? 선배의 꼰대짓으로 단톡방에 강제 소환된 저희 회사 20대 후배들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외모나 디테일한 캐릭터 설정 등이 관심이 간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주류였습니다. "외모, 성격, 관심사, 직업 등에 다양성이 대변되면", "만들어진 완벽함보다 인간적인 모습이나 허당미도 엿보이면", "진짜 사람과 얼마나 비슷한가보다는, 그를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에 집중했으면", "먹거나 발라봐야 하는, 신뢰가 필요한 제품의 광고는 좀 더 신중했으면" 하는 의견도 잊지 않았습니다.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기업이 인플루언서에게 쓰는 마케팅 비용은 2019년 80억 달러에서 2022년 150억 달러로 늘어날 전망이에요.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이 중 상당 부분을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메타버스가 진화함에 따라 우리는 더욱 풍성한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모습을 체험하게 될 겁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 잘만! (이게 차암 어렵습디만😅) 활용하면 MZ세대와 친근하게 소통하고 브랜드에 신선함과 트렌디함을 더하는 수단으로 대세가 될 날이 머지 않은 듯 하네요. 지금까지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일하기 싫은 직장인', '할 말은 하는 사이다', '인생멘토 좀살아본언니' 같은 콘셉트도 좀 만들어줬으면 싶은 스튜디오닷의 데이지였습니다.

함께해요! #수도권쓰레기없지도

‘바자 베러 뷰티’, ‘슬기로운 지구 생활’ 등 시리즈 기사를 통해 지구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애쓰고 있는 <하퍼스 바자>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만났습니다. 캠페인 #수도권쓰레기없지도를 통해 월 2회 제로웨이스트 숍을 소개하고, 지도에서 바로 찾을 수 있도록 온라인 지도로 구현합니다. 친환경 라이프를 좀 더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우리 주변에 위치한 제로웨이스트 숍이 궁금하다면 바자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해보세요!

음악으로 풀어낸 '다른' 즐거움, MINI. BIG LOVE

국내 최고의 펑크 기타리스트 한상원, 유튜브 50만 구독자를 보유한 트롬본 연주자 겸 싱어송라이터 송원섭, '첼로가야금'의 가야금 연주자 윤다영이 뭉친 이유는? 바로 MINI. BIG LOVE 캠페인에 함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MINI. BIG LOVE는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미니 독일 본사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컴피티션 형태의 캠페인인데요. 올해의 캐치프레이즈는 'We're Different, But Pretty Good Together.' 스튜디오닷은 한국 내에서 표현할 수 있는 '다르지만 하나'가 되는 포인트로, 서로 다른 장르의 악기의 합주로 완성되는 <아리랑>을 영상으로 담아냈습니다. BGM으로 사용된 아리랑은 국내외 음원 사이트 11곳에서 <MINI. BIG LOVE>라는 제목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뻔한 것을 펀하게

각종 먹을 거리가 주인공인 채널에서, 뻔하지 않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스튜디오닷은 피코크 SNS 채널에서 MZ세대 취향을 저격하는 깜찍 발랄한 일러스트 요소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데요. 일러스트 활용 후 게시물 댓글이 이전 대비 400% 이상 증가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