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대들의 새로운 음주 문화에 대하여
사랑하는 연인이 불러준 세레나데, 다들 기억나시나요? 저는 꽤 자주 들어서 생생히 기억난답니다. 밤 11시가 되면 휴대전화 너머로 노래를 불러주던 전 연인이 있었어요. 그는 항상 바이브의 ‘술이야’를 불러주었습니다. 개사를 해가면서까지 말이죠. “넌 늘 술이야~ 맨날 술이야~”
네, 맞습니다. 저는 술태배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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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처음 입에 댄 순간부터 지금까지 오랜 시간 술태배기의 삶을 이어오던 저에게 최근 고민이 생겼어요. 점점 술친구들이 사라져간다는 거예요. 30대 중반을 향해 가면서 건강을 챙기기 시작하는 친구도 생겼고, 혹은 혼술을 시작해 술자리에 나오지 않는 친구도 많아진 거죠. 후배들과의 술자리도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최근 후배들과 함께하는 술자리에 들뜬 마음으로 갔다가 당황한 적이 있었어요. 한 고깃집에서 만났는데, 글쎄 메뉴에 일반 소주나 맥주가 없더라고요. 알고 보니 이곳은 전통주 위주로 판매하는 곳이었어요. 요즘 이런 곳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라죠? 부어라 마셔라 하던 과거의 술자리와는 달리 술 자체를 즐기고 가볍고 산뜻하게 마무리하는 요즘의 술자리는 저 같은 술태배기에겐 너무 낯설어요. 하지만 싫다는 건 아니에요. 저도 이제 ‘만취’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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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SNS에 어떤 콘텐츠를 올리나요? ©Unsplash.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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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SNS에서 술 기운이 느껴져
술을 마신 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어떤 행동을 하시나요? 저는 휴대전화부터 확인합니다. 전날 밤 만취한 제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 건 정말 괴로워요. 그렇게 숱한 밤, 수많은 실수로 얼룩진 술태배기의 삶이 이제 저도 힘들어졌어요. 그래서 술을 적당히 즐기기로 한 거죠. 시장조사 기관 ‘민텔’의 주류 분석가 조니 포사이스(Jonny Forsyth)는 요즘 음주 문화가 변하고 있다고 해요. 저와 같은 방향으로요. 취하는 것이 아니라 마시는 것, 즐기는 것으로 말이죠. 요즘 젊은 세대, 흔히 MZ세대라고 불리는 2030세대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음주 문화를 향유하고 있어요. 그 배경에는 스마트폰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간관계를 쌓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어요. 가장 대표적인 SNS는 오프라인 공간을 통하지 않고도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게 해줘요. 그래서 요즘 세대들은 온라인상에서 이미지를 관리하는 데 더 큰 관심을 보여요. 제가 전날 밤 행적을 휴대전화에서 찾아보는 것처럼 요즘 세대들도 당혹스럽게 찍힌 자기 모습이 다음 날 SNS에 오르는 것을 경계하는 거예요. 자기 자신이 타인에게 어떤 이미지로 비춰지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죠. 저도 한때는 SNS에서 술 냄새 난다고 핀잔을 들은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술에 관련된 콘텐츠는 올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답니다. 저도 MZ세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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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현대 서울을 한 번 더 붐업시킨 원소주 팝업 스토어 현장. ©Wonsoj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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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로 떠오른 전통주
전통주 시장의 부흥을 일으킨 배경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어요. 지난 2월, 더 현대 서울을 다시 한번 핫 플레이스로 부상시킨 건 다름 아닌 전통주 론칭 행사였어요.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핫한 트렌드로 떠올랐던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MZ세대의 시선은 전통주로 향했어요. 2021년 연말 G마켓의 전통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89%나 증가했고, 특히 20대와 30대의 전통주 구매량이 각각 63%, 78% 상승한 것을 보면 전통주가 이제 더 이상 ‘아재 술’이 아니라 ‘힙한 술’이라는 것을 보여줘요.
그리고 그 정점을 찍은 게 바로 가수이자 사업가인 박재범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출시한 ‘원소주(Wonsoju)’인 것이죠. 명품 브랜드의 오픈런은 들어봤어도, 소주 오픈런은 처음 들어보니까요. 이날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원소주 #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해시태그를 붙여 SNS에 수많은 포스팅을 남겼어요. 누구보다 빠르게, 누구보다 핫한 술을 접했다는 것만으로 힙하다는 인상을 남기고 싶었던 거겠죠. 원소주는 이날 팝업스토어에서만 2만 병이 완판되었고,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날에는 이례적인 품절 사태를 기록하면서 이미 허니버터칩, 포켓몬빵을 잇는 희귀템으로 입소문 나고 있어요. 이 외에도 막걸리와 전통주만 취급하는 전통 주점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니 이쯤 되면 전통주, 주류 업계를 긴장하게 하는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봐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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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하고 깨끗한 비주얼의 하이네켄 제로. ©Heinek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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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마셔도 취하지 않아
온라인상의 본인 이미지를 신경 쓰는 것 말고도 MZ세대가 보이는 또 하나의 특이점은 바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거예요. 이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본 세대 중 가장 건강한 세대로 평가되고 있죠. “20년 전만 해도 건강에 신경 쓰는 것이 이상하게 비춰졌지만 이제는 멋있는 것이 되었다. 사회가 점점 더 건강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전처럼 술을 마시는 것을 합리화하기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조니 포사이스의 이런 전망은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의 등장과 일맥상통합니다. 소버 큐리어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등장한 이후 MZ세대 사이에서 의식적으로 술을 마시지 않기로 결정한 이들을 일컫는 말이에요.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비자 행동 변화가 새로운 시장의 등장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합니다. 무알코올(말 그대로 알코올이 전혀 없는 음료), 논알코올(1% 미만의 알코올을 포함한 경우) 맥주가 점점 더 많이 등장하고 있고, 팬데믹 기간 중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건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되어주죠.
실제로 하이네켄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그것도 0.03%의 알코올을 함유한 논알코올 맥주, ‘하이네켄 제로’로 말이죠. 최근 세계에서 권위 있는 축구 토너먼트 중 하나인 UEFA 유로파 리그의 주요 스폰서가 되면서 맥주 브랜드들이 스폰서십 경쟁을 벌이던 국제 스포츠 경기에 논알코올 음료를 내세우며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고, 배우 배두나와 함께한 건강하고 밝은 무드의 광고를 통해 기존의 술 광고와는 다른 분위기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고 있어요. 논알코올 음료 시장의 규모는 2024년까지 유럽에서만 60억 달러(약 7조1300억 원)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하니 앞으로 논알코올 맥주 시장에서 글로벌 판매 1위를 차지한 하이네켄의 성적표가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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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우리 서로 주량을 묻지 않기로 해요. 소주병 수로 논하던 가늠 기준은 이제 쓸모없으니까요. “위스키는 반 병 정도 마시는데, 소주는 한 병도 못 마셔요”라든지 “저는 술을 마시지 않아요.” “저는 콜라 마실게요”와 같이 개개인의 다양한 술자리 애티튜드를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잖아요.
“술자리에 왔으면 당연히 술을 마셔야지!”라는 생각은 이제 접어두자는 말이에요.
도수가 낮은 저도주, 그리고 알코올 함량을 줄이거나 배제한 논알코올 음료, 혹은 도수는 그대로 가져가고 힙한 느낌을 더한 전통주까지. 이미 주류로 떠오른 이들 외에 또 다른 선택지가 생겨나길 기대해봅니다. 혹은 술자리에서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자율적인 음주 문화, 그 변화에 탑승할 수 있도록요. 지금까지 스튜디오닷의 J가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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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워진 스튜디오닷을 소개합니다!
2022년 4월, 스튜디오닷의 공식 SNS가 리뉴얼 오픈합니다. 2022년 버전의 스튜디오닷은 콘텐츠가 제작되기까지의 스토리를 알 수 있는 ‘사람 냄새 나는’ 스튜디오닷의 포트폴리오를 모토로 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채용, 사내 이슈 등 스튜디오닷의 다양한 소식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데요. 지금 바로 아래 링크를 통해 새로워진 스튜디오닷을 팔로우하세요!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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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랑 산책하실래요?
지난 8년간 예술에 대한 사랑을 꾸준히 이어온 <바자 아트>가 매월 독자들에게 찾아가는 아트 캘린더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바자 예술 산책>에서는 국내 주요 전시 소식을 중심으로 문화, 예술, 패션계를 아우르는 다양한 소식을 전하며, 아트를 사랑하는 바자만의 팬덤 ‘산책 메이트’들이 함께 동행하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전시나 팝업을 소개하고 싶다면 <바자 예술 산책>과 상의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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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선택!
<2022 맨즈 초이스>는 에스콰이어 독자 2121명이 2주간 참여한 쇼핑 트렌드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에스콰이어 에디터가 추천하는 카테고리별 브랜드와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카테고리별 주목해야 할 브랜드로 아식스, 파나소닉, 포터, 젠하이저, 포멘트 등이 선정되었는데요. 올해는 11번가 ‘팁콕’에서도 <2022 맨즈 초이스> 제품을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습니다. 2023년 맨즈 초이스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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